장례

[스크랩] 떠나는 길까지 허영

기순 2006. 10. 14. 18:45
떠나는 길까지 허영

떠나는 길까지 허영…4천만원짜리 '황금수의' 등장   2006-08-22 21:37

생을 마치며 마지막에 입게 되는 옷이 '수의'입니다. 한벌에 4천만원을 호가하는 황금수의까지 등장했다고 하는데 곧 흙으로 돌아갈 이 수의에까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하현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촘촘한 삼베결 사이 사이에 순금이 번쩍입니다.

이른바 황제 수의입니다.

최고급 삼베 원단에, 일일이 순금 도료를 입혔다는 설명입니다.

한벌 가격이 무려 4천만 원.

웬만한 자동차 2대 값입니다.

[업체대표 : 우리 나라가 왕이지 황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옛 문헌에 보면 우리 나라 임금님도 (황제) 황금수의를 입은 전례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황제들은 입었거든요.]

홈페이지에는 10명에게만 한정 판매한다고 돼 있지만, 지금까지 100여 벌, 40여억 원 어치가 팔려 나갔습니다.

일부 부유층 사이에 최고급 수의가 인기를 끌면서, 일반 백화점들까지 판매에 나섰습니다.

최고급 9새 원단을 쓴다는 주문 제작품은 무려 1천만원, 웬만한 수의도 5백만원을 호가합니다.

[매장 직원 : (좋은 수의를 쓰면) 본인이 좋은게 아니라 후손한테 좋대요. 잘 삭아주면, 깨끗하게 환골이 되면 후손들한테 좋은 거래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시선은 고울 리가 없습니다.

[시민 : 4천만원씩이나 주고 수의를 구매할 능력도 안되지만, 그 돈 있으면 차라리 진짜 좋은 일에 쓰는게 낫겠네요.]

빈 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의 마지막 옷이기에, 주머니도 없다는 수의.

우리 사회의 끝없는 허영병은, 차분하고 겸허해야 할 장례의 모습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출처 : 만인앤
글쓴이 : 행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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