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스크랩] 장례의 의미

기순 2006. 9. 10. 21:04

장례는 고인의 생애에 대한 존경과 그 죽음에 대한 슬픔을 나타내는 예(禮)로서 임종(臨終)에서

(殮襲), 발인(發靷), 치장[治葬;장레를 위하여 장지(葬地)를 택하고 묘광(墓壙)을 만드는 일], 우

제(虞祭;초우,재우,삼우를 말함) 소상(小祥, 죽은 지 한 돌만에 지내는 제사), 대상(大祥;죽은 지 두 돌만에 지내는 제사), 복제(服制;상례에서 복을 입는 제도)가지의 행사를 말한다.

장의(葬儀)는 임종에서 상에 이르기까지이 예의를 뜻한다. 좁은 의미로의 장의(葬儀)는 장의식(葬儀式)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장송의례(葬送儀禮)를 줄인 말로 쓰인다. 따라서 임종에서 사후의 상에 이르기까지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고 애도하기 위한 일련(一連)의 의례를 의미한다.

장례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러한 의식절차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레는 사회 구성원인 산 사람이 도덕 규범과 종교에 따라서 죽은 사람을 위하여 행하는 의식절차이지만, 실제로는 산 사람이 산 사람을 위해 행하는 의례절차라는 데에 그 의미를 둘 수 있다. 즉, 의례절차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깨달은 가족과 구성원이 소속감과 일체감을 느끼고 죽음의 보편성을 다시 확인하며,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의식행위로서 장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장의식(葬禮儀式)에는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의 슬픔이 안으로만 간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러한 마음을 충분히 어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1. 전통적 의미

고대인의 연속적 내세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죽은 사람이 사후에도 산 사람의 생활 속에 길흉화복으로 영향을 끼치는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후장(厚葬)이나 순장(殉葬)을 당연한 섭리로 받아들였고 자연히 조상숭배로 이어지는 장례절차를 이루었다.

이 시대의 내세관과 장례의 의미는 현대사회에 비하여 단순하였다.

 

2. 사회적 의미

현재의 장례관행에까지 이어지는 명당선호사상, 조상숭배, 형식적 장례절차, 호화분묘는 우리의 인식 밑바닥에 깔려있는 발복사상(發福思想)과 사후세계가 현세의 연장이라는 고대인의 내세관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장례의식이 내세관의 연장이라면 우리의 전통적 내세관에서 주검은 두려운 것이며, 우리에게 길흉화복을 줄 수 있는 대상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과 평등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대에 맞는 내세관과 장례의 사회적 의미를 새롭게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3. 기능적 의미

현재 우리의 장례의식은 전통장레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보수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일반 장례기능은 수의를 입혀주는 가정적 기능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장례를 가정에서 치르는 절차로 보고 수의를 입혀주는 것이 가정적 기능이라면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망자를 전통장례에 입각하여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세우는 것이 사회적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적인 장례인식이 장례시설 개선과 현대화를 바라는 변화와 서로 마찰을 빚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 대다수가 지역적으로는 장례시설 개선과 현대화를 반대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대화된 장례시설이용을 더 좋아하는 이중적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마찰은 발복사상(發福思想)과 전통장례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으나, 그 보다 더 중요한 원이은 우리 사회가 사회적 변화를 감당할 장례기능 인력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상업적인 장례기능만 존재하는 장례의식이 되었으며 장례의 사회적 기능이 정지되어 있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수의를 잘 입혀 주는 것만으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장례의 사회 기능적 의미를 다 할 수는 없다. 즉 현대사회에 맞는 장례문화로 개선될 수 있도록 가정적 장례기능을 사회적 장례기능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례기능의 보건성 강화와 전문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4.현대적 의미

현대적 의미의 장례는 개인의 내세관에 의해 변질된 후장풍습(厚葬風習)과 조상숭배와 발복(發福)을 기원하는 의식으로써 산 사람을 위한 산 사람의 형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상업적인 장례시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반복되는 장례의식에서 공중보건위생이 지켜지는 것이 보편성을 띠는 현대적 장례시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반복되는 장례의식에서 공중보건위생이 지켜지는 것이 보편성을 띠는 장례의 의미라 하겠다.

지금 우리의 장례문화는 관행에 매인 체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생활에 적합한 장례기능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죽음에 대한 논의나 언급을 금기로 여기는 사회에서 살아온 우리가 장례문화와 인식을 단번에 변화시키는 일은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가정에서 치르던 농경시대의 장례가 이제는 대규모의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고 상업성을 띠는 전문직업으로 태어나고 있는 현실을 헤아려 살필 때, 마땅히 공공적 장례의미를 바르게세울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례문화를 현장에서 이끌고 나갈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장례기능을 뿌리내리고, 장레업 스스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장례문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5.종교적 의미

종교가 우리의 장례관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각 시대별로 대표되는 종교에 따른 내세관과 장례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토속적 무속 생활에서 의미

토속적 무속신앙에 근거하는 고대사회에서는 사후세계에도 현세와 다름없는 정신적 물질적 생활이 이어진다고 믿었으며 이 믿음을 바탕으로 시신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매장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로 인해 고인의 생활용품과 노비를 같이 매장하는 순장의 풍습이 생기고 무덤을 고인의 거주공간으로 생각하여 거대한 본분(封墳)을 만들었던 장례관행은 후장(厚葬)의 풍습으로 이어졌다.

이 시대의 장례의 사회적 의미는 현새와 사후를 잇는 연속적 세계관과 주검에 대한 사회적 신분의 표시를 나타내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 불교적 생활에서의 의미

불교에서 장례는 육신과 생명이 행한 선악의 공과에 따라 극락왕생을 하거나 다시 윤회의 길로 접어드는 의미로 이 때 육신은 소멸되는 것일 뿐 중요하지 않다.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토속적 무속신앙과 불교문화의 장례의식이 어우러져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화장문화가 자리잡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장례의식도 거듭 변화하면서 순장(殉葬)이 사라지고 후장(厚葬)의 형식도 많이 변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고대인의 토속적 신앙생활과 달리 주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조상숭배 사상도 변질한 것이 특징이다.

 

(3) 유교적 생활에서의 의미

주자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화장을 법으로 금하는 한편 매장을 권장하면서 다시 후장(厚葬)을 바탕으로 하는 조상숭배사상과 유교의 상,장례 절차가 중요하게 여겨졌다.

유교의 사회 생활에 잇어서 장례의 의미는 사후세계를 현세의 연장(延長)으로 보는 면에서는 고대인의 인식과 비숙하지만, 고대인의 영혼 불멸과 조상숭배 인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즉 유교에서는 영혼의 상태를 귀신과 구별하여 우리 생활주변에 머물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짧은 시간 동안의 존재로 이해하였다.

죽음을 모였던 "기(氣)"가 흩어지는 현상으로 인식하고, 현세와 내세는 일체라는 형이상학적 내세관을 가지고 있으며 현실의 생활에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이 유교의 본질이다.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 복상제도와 상복에 관한 예절, 자연의 기(氣)를 이용하여 자손들이 생활 속에서 복을 받게 하려는 명당선호의식 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 한라상조(주식회사)
글쓴이 : 서한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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